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의 용의자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신정동 연쇄살인·납치미수 사건에 관한 새로운 단서들을 공개했다.


지난 2005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살던 20대 여성 권 양이 인근 주택가에서 쌀 포대에 끈으로 싸여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5개월 뒤인 11월 40대 여성 이 씨가 여러 종류의 끈으로 비닐에 포장하듯 싸여 또다시 신정동 주택가에 유기됐다.

이들 끔찍한 범행이 일어난 시기와 장소, 수법이 일치한 까닭에 연쇄살인으로 알려졌으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아 사건은 그렇게 미제로 남는 듯했다.


뜻밖의 생존자가 있었는데 생존자 박 씨는 지난 2006년 5월 신정역 인근에서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다세대 주택 반지하 집으로 끌려갔지만 범인이 틈을 보인 사이 가까스로 탈출했다.

박 씨는 피신하기 위해 숨은 2층 계단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부착된 신발장을 봤고, 집 안에 수많은 노끈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반지하에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게 신정동 3차 납치미수사건 피해자 목격담을 토대로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고 경찰 역시 재수사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14년 만에 용의자를 목격한 새로운 제보자가 등장하여 "뒤늦게 신정동 연쇄살인사건 편을 보다가 '어? 나 저 집 들어가 봤었어' '저 엽기토끼 신발장 본 적 있어', 그렇게 얘기를 했었거든요."라고 제보했다.

제대 후 케이블TV 전선 절단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강 씨는 지난 2006년 9월쯤 신정동 한 다세대 주택을 방문했을 때, 작업을 하기 위해 올라간 2층에서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는 신발장을 봤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강 씨는 신발장뿐 아니라 그 집의 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억해냈는데, 놀랍게도 3차사건 피해자의 증언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강 씨가 그곳에 살던 남자를 마주쳤고, 작업하기 위해 따라 들어간 반지하 집 안에 노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강 씨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해당 남자 몽타주를 그려내고, 함께 신정동 집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는데 과거 신정동 인근에서 성폭행 전과가 있었던 2인조가 이전 사건들의 용의자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두 용의자는 지난 2008년 두 차례 강도강간 범행을 함께 저질렀다. 

정우정 부산기장경찰서 경감은 "강도강간 범행을 한 동네에서, 그것도 두 명이 같이 이렇게 합동해서 하는 경우는 형사 경험상 드물다"고 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거된 2인조 가운데 1명은 신정동에 거주했고, 피해 여성 중 1명 역시 신정동 1차 살인사건 피해자 권 양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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